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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2015 연중기획 나눔] 3. 기부로 연결되는 옛 송정역 앞 폐선로 벤치 2015-7-17 2015-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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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연중기획 나눔 4부 우리 함께 관심과 동참을!] 3. 기부로 연결되는 옛 송정역 앞 폐선로 벤치

 

4'우리 함께 관심과 동참을!'은 부산창조재단과 함께합니다.

 

▲ 20번째 벤치 기부자인 김봉규(맨 왼쪽) 씨와 22번째 기부자인 노일용(맨 오른쪽) 씨와 가족들이 철로 위 나무 벤치에 앉아 있다. 김경현 기자 view@

 

 

 "근대문화유산에 대해 아시는 것이 있으세요?"
 
긴 시간 동안 쌓아온 역사에 대한 긍지 때문일까. 아니면 일제 강점기가 포함된 우울한 근대에 대한 반감 때문일까. 근대문화유산에 대한 부산 시민의 관심은 부족하기 짝이 없다. 
 
동해남부선 옛 미포 → 송정역
4.8㎞ 끝자락에 철로 위 의자
뜻있는 시민들이 만들어 설치
휴식 취하며 송정역도 감상
 
토요일마다 플랫폼 문화공연
'명당 중 명당'으로 매력 더해  
험하게 다루는 이용자 '눈살'  
공동 자산 뜻 기려 잘 아껴야
 

"우리 근대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을 끌고 싶어서…." 이제는 열차가 다니지 않은 옛 송정역(이하 송정역) 앞 철로 위에 벤치가 놓이게 된 것이 생뚱맞다면 생뚱맞은 이유다.

■송정역 즐기는 방법을 나눠요 

해운대 미포에서부터 이미 폐선된 동해남부선을 따라 4.8㎞를 걷다 보면 송정역이 나온다. 울퉁불퉁한 자갈길을 걸어오다 보면 쉴 곳 하나 없다. 

땀방울이 목덜미를 타고 내려올 때쯤 송정역이 보였다. 끝도 없이 반복될 것 같던 철로 위에 나타난 색다른 풍경에 발걸음도 잠시 멈춘다. 

철로 위에는 성인 남자 세 명이 넉넉히 앉을 만한 나무 벤치가 이어져 있다. 등받이 하나 없이 소박하지만 지친 다리가 쉬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벤치에 앉아 주위를 살펴보면 자연스럽게 송정역의 재밌는 모습에 관심이 간다.

송정역은 등록문화재 제302호다. 아마 이 길을 수 없이 걸었고 송정해수욕장에 수없이 몸을 담갔을 테지만 누구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송정역의 숨은 이름이다.

송정역은 1934년 무인 간이역으로 시작해 1941년 보통역으로 승격됐다. 이후 80여 년의 세월을 부산시민과 함께한 역이다. 특히 아르누보 형식(자연물의 형체에서 볼 수 있는 길고 굽어진 선이 특징)으로 꾸민 창고는 건축 당시의 모습을 잘 보존하고 있다. 

문득 송정역으로 시선을 돌리게 한 이 벤치가 궁금해진다. 네모난 나무로 철로에 딱 맞게 파인 홈이 전부인 소박한 의자 28곳에는 모두 이름이 모두 적혀 있다. 이 이름은 벤치를 기부한 사람들로 총 23명이다. 

11번째 기부자 금천파크온천대표 김성국(52) 씨는 "갈맷길을 자주 걷는 데 송정역이 포함된 동해남부선 폐선부지는 갈맷길 코스는 아니지만, 가끔 경로를 변경해 걷는다"며 "걷다 보면 지칠 때도 있는데 누구라도 벤치에 앉아 송정역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쉴 수 있다면 이만한 것도 없겠다 싶어 기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벤치 기부가 주는 매력 

송정역이 마냥 앉아 쉬는 공간이었다면 벤치는 큰 빛을 발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송정역은 도심 속 조용한 휴식처일 뿐만 아니라 부담 없는 문화공간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한 번도 방문하지 않은 이는 있어도 한 번만 찾는 사람은 없는 매력적인 장소로 탈바꿈해 주말 100여 명, 평일 40여 명이 찾는 공간으로 변했다.  

'벤치 기부는 송정역의 매력을 더 강화하는 도구'라며 기부자들은 입을 모은다. 22번째 벤치기부자 노일용(39) 씨는 "벤치를 기부한 뒤 다시 송정역을 찾으면 자녀들이 아빠가 기부한 벤치를 찾고 꼭 앉는다"며 "큰 기부는 아니지만, 송정역에 대한 애착이 더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5월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지역 뮤지션들의 공연도 진행되며 벤치의 매력은 더 커지고 있다. 송정역 플랫폼에서 진행되는 공연을 보는 장소로 철로 위 벤치는 명당 중의 명당이기 때문.

16번째 기부자 조민주(32) 변호사는 "고교 시절 장학금을 받은 적이 있는데 언젠가 돌려줄 일이 있다면 꼭 돌려주고 싶어 벤치 기부를 하게 됐다"며 "내가 기부한 자리에 앉아 문화를 즐기는 이들을 보고 있자면 왠지 뿌듯해진다"고 말했다. 

8월부터는 부산의 청년예술가를 대상으로 벤치 디자인·제작 공모전을 진행해 플랫폼에 10개가 설치될 예정이다. 또 10월에는 버려진 벤치를 이용, 지역작가들이 재탄생시키는 프로젝트도 계획돼 있다. 송정역의 매력은 더 커질 듯하다.  

■벤치의 뜻 존중해주세요 

나무에 홈을 만들어 철로에 끼우는 방법으로 고정된 벤치는 쉽게 이동할 수 있다. 벤치를 고정해도 되지만 이동식으로 만든 이유는 단체로 오든, 개인이 오든 자유롭게 벤치를 이동해가며 송정역을 즐기라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송정역 주변의 풍경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이 몰리며 벤치를 함부로 대하는 일도 발생한다. 특히 웨딩 촬영을 위해 송정역을 찾는 사람들이 벤치를 뽑은 뒤 제자리에 두지 않거나 자갈 위에 아무렇게나 둬 모양이 변형되는 일도 발생한다. 

부산창조재단 김경윤 담당자는 "기부자들이 모두 함께 즐기기 위해 벤치를 기부했다"며 "함께 송정역을 즐기자는 뜻을 생각해 벤치를 조금 더 아껴달라"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4부 '우리 함께 관심과 동참을!'은 BCCF 부산창조재단과 함께합니다.

 ※ 나눔 참여 문의: 부산창조재단 070-7443-65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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